물 먹은 두툼한 종이에 스며드는 잉크를 연상케 하는 음성 - 조준모 첫 앨범

'CCM 가수 조준모', 혹은 '음악인 조준모' 보다는 '사역자 조준모', 그도 아님 '예배자 조준모'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건
그가 그동안 참여한 앨범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수전도단, 부흥, 박종호, 송정미, 신상우, 송명희와 친구들, 그리고 예수원 가는 길.....대부분 참 독특한 색깔(?)이 있는 앨범들이다.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주었지만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꽤 많은 앨범에서 그의 이름을 볼 수 있지만, 그의 이름을 걸고 나온 앨범은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사역을 시작한지도 꽤 오래되었고 그가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지도 한참이나 된거 같다.이제서야 그 숨겨두었던 이야기의 한자락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껏 숨겨두고 오래 묵은(?)이야기들이여서 그런지 노랫말 한구절 한구절이 상당한 무게감이 있다. 가볍게, 그냥 지나쳐 가는 소리로 들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얘기가 아닌 가사의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으면 누군가의 일생이 떠오를만큼...그저 한두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그분의 삶.... 그 삶을....
깊은 묵상과 오랜 다루심 끝에 뱉어진,고르고 고른 단어들로 표현한 이 노래들은 Modern Rock이라는 장르의 거친 느낌을 빌어 한층 강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기타와 첼로만으로 연주하여 가사의 의미가 더욱 살아나는 타이틀 곡 '나무에 달린 자', 두 가지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내 아버지 집', 애쉬 한의 보컬이 돋보이는 듀엣곡 'Rest in You'등이 수록되었다.
누군가 조준모의 vocal을 이렇게 표현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물 먹은 두툼한 종이에 스며드는 잉크를 연상케 하는 음성'이라고...이번 앨범 "나무에 달린 자(Hung on the tree)"는 이러한 조준모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나는 앨범이다. 생활의 무게로 두터워진 우리 마음에 정면으로 도전하지는 않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그 강한 메시지로 우리를 물들이게 할 것이다.